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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마루타 였습니다
이름 bayer 작성일   201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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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진순"  한때 마루타였습니다.  사람들은 나보고 혈통이 좋은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을 거라 합니다. 나는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진도견이 분명함으로 수렵견의 특성같이 활달한 성격이 있었을 테인데 웬일인지 낯선 곳에 가거나 낯선 사람이 다가오면 나도 모르게 눈치를 보며 몸을 움추린체 내 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곤 합니다.

 

그러면서 백색 유니폼과 주황색 옷을 입은 사람 또는 애들이 몰려오면 나도 모르게 이빨을 드러내거나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보아 숨을 곳을 찾는 답니다. 이러한 나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 진돗개가 왜 저렇게 기가 약하지”하고  말하곤 하지요. 氣란 사람이 숨 쉴 때 나오는 기운(氣運), 즉 사람이 가지고 있는 활력, 면역력, 운동력 등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입니다. 사회적으로는 기가 약한 사람은 피지배자 또는 추종자의 입장에 서고 기가 강한 사람은 지도자, 또는 리더자의 위치에 서게 되지요. 무협 소설을 보면 상처를 받으면 運氣를 하여 상처를 회복하고 내공을 쌓아간다고 하는데 오늘은 바로 제 기가 약해진 것에 대하여  말을 하려합니다. 지금은 잔디위에 누워 해바라기를 하여도 어느 누구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평안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내 기억 속에 있는 고통스러웠던 일들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 나는 비록 200m이내에서 제한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따스한 온돌바닥이 깔린 크고 좋은 집에서 매일 깨끗한 지하암반수와 좋아하는 고급사료와 소고기, 계란 등을 먹습니다.  때로는 농원 뜰을 서성이는 고라니를 보거나 어린 둥이에게 위해를 가하곤 하지요. 그렇지만 내가 왜 이렇게 소심해지고 기가 약해졌을까 생각하면 답답하고 우울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안락사 당하기 직전에 나를 구해준 주인님의 정성스런 보살핌 덕분에 지금은 氣가 조금은 살아났지만 이러한 내 모습이 나도 싫습니다. 나의 귀에는 파란색 잉크로 “ C217” 이라는 번호가 문신되어있는데 이것은 내가 마루타였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나는 용인에 있는 의학 연구소에서 온갖 실험 물질에 노출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유기동물 포획자들에게 잡혀 보호소의 철장에 갇혔던 순간 엄청난 공포가 엄습하였던 것도, 어린둥이가 마음 놓고 들어가 노는 사무실 안에도 들어가지 않으려고 죽음 힘을 다하여 뒷걸음질 치는 것도 이때의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케이지에 갇힌 체, 마취되어 실험약제가 투약되거나 강제 채혈을 당했던 기억들이 나에게는 공포로 남아있나 봅니다. 아마 전 세계적으로 나처럼 극적인 삶의 전환이 있었던 견공은 없었을 것입니다. 동물보호법이 발효되기 전까지는 연구소의 실험동물은 다 안락사를 당하게 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탈출하여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인근 아파트의 숲에 쓸어져 있을 때 6개월 이상 주민들의 극진한 보호를 받았던 일, 그 과정에서 경비원들의 포획을 위한 강제 조치, 애들의 괴롭힘, 119 구조대의 수차례에 걸친 포획작전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들을 모면하였던 일, 그러다가 2011년 7월 유기견 보호소와 119 구조대의 합동 포획작전에서 마취 총을 맞고 또 다시 포획되었지만 안락사를 시키겠다는 유기견 보호소의 주장에 맞선 아파트주민들과 주인님의 노력으로 나는 2번째 안락사를 면 하게 되었던 일들은 기적과 같습니다.

 

그 후 나는 본능적인 종족번식을 이유로 넓은 들판으로 잠시 외출하였던 것 말고는 이제 자고 먹는 걱정 없이 농원 가족들의 보호를 받고 둥이와 같이 놀면서 내가 빨리 회복되어 마음의 평온을 얻기를 바란답니다. 이러한 나도 소망을 갖는데 사람들은 귀중한 생명을 하찮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학교폭력으로, 성적 피해로,  SNS의 막말 폭력으로, 스스로 없다는 생각에 상대적인 빈곤층이 되어 목숨을 버림으로 고통에서 해방되려 하는 것은 안 될 말이지요.

 

우리 마루타들은 성분도 알 수 없는 화학물질의 주입으로 항상성 유지기능이 깨져 생체 회복력은 낮아지고 세포들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정상적인 삶을 기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마 내가 먹는 것에 비하여 최근에 마르는 것은 그러한 내부 장기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줄도 모르지요. 요즈음 언론에서 세포를 증식하여 실험체로 사용하는 것이 동물복지라고 보도하는 데 왠지 모르게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명체의 근원인 세포까지 실험에 활용되어야하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오기도 한답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시는 여러분 나의 사진은 본 홈피의 마이펫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 저처럼 기구한 운영을 가진 견공들이 나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건강 지킴을 위하여 사용되었던 실험동물들도 그 사명을 다한 후에 보답 차원에서 팔지 말고 연구소에서 죽을 때 까지 질병치료와 평안한 삶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은 안 될까요 ?

 

청려원.바이엘동물약품(주) 반려동물 문화 캠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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